Ⅳ – 가곡연주회 / 2025. 9. 10.(수) 오후 7시 30분
작곡가 프로필 및 작품해설
1. 이설민
작곡가 이설민은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사사 :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비롯해 서울음악제, 에스토니아 탈린 국립음대 콩쿠르, 창악회 콩쿠르 등에서 입상했으며 대구국제현대음악제 기성작곡가공모에서 작품이 당선된 바 있다. 또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체임버홀, 대구콘서트하우스, 서울돈화문국악당, 장천홀 등에서 작, 편곡 작품들이 연주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테너, 더블베이스, 피아노를 위한 ”절벽“
이 작품은 시인 이상의 <절벽>을 주요 소재로 하여 작곡하였다. 시적 화자는 실체가 없는 꽃의 “향기”에 대해 갈망하고 떠올리지만 이와 반대로 혼란스러워하며 무덤을 파려고 하는 극단적인 모습 또한 보인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혼돈스러운 시공간 표현이 두드러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원문에는 시의 제목인 "절벽"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상은 삶과 죽음이라는 사이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아포리아(apia)적인 삶을 마치 절벽과 같다고 느낀 것이 아닐지.
<절벽> - 이상 -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눕는다. 아아. 또꽃이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 않는꽃이
2. 김청은
작곡가 김청은은 이화여대와 동대학원, 미국 뉴잉글랜드컨서바토리 석사,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ICMC,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NSEME, NYCEMF, NJDAC, 창악회, 한국여성작곡가회에서 곡이 연주되었으며, Beo Quartet, New Contempary Perfmance Group, Englewinds, S.E.M. ensemble, 대구 MBC교향악단,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등의 연주단체에서 곡이 연주되었다. ABLAZE Recds사의 Electronic Masters Vol. 8앨범과 피아니스트 Min Kwon의 독주 앨범에 곡이 수록되어 발매되었다.
“새 노래로 찬송하라” f Soprano, Clarinet, Violin & Violoncello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송하라…. 소리 내어 즐겁게 노래하며 찬송할지어다'
이 곡은 구약성경 시편 98편을 가사로 이용하여 작곡되었다. '새(새로운)' 노래'로 찬송하라는 말에는 여러 해석이 있지만, '즐겁게 노래하며….'라는 구절을 따라 평소 내가 즐거워하는 리듬과 화음 등을 활용하여 작곡하였으며, 이는 나에게 있어 '새로운 노래'가 되었다.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송하라 새 노래로 찬송하라
그는 놀라운 일을 행하사 그 능력과 거룩한 힘으로 큰 승리를 얻었다.
여호와께서 그의 구원을 알리시고
그의 의를 뭇 나라의 목전에서 명백히 나타내셨도다
그가 이스라엘 집에 행하신 인자와 성실을 기억하셨으므로
땅의 모든 끝이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찬송할지어다 소리 내어 즐겁게 노래하며 찬송할지어다
수금으로 노래하라 여호와를 노래하라
나팔과 호각을 불며 왕이신 여호와 앞에 즐겁게 소리칠지어다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아
세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자들은 다 소리 높여 외쳐라.
여호와 앞에서 강들은 손뼉을 쳐라.
산들도 기쁨으로 노래하라
그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다. 그가 의로 세계를 판단하시며
공평으로 그의 백성을 심판하리로다
3. 엄대호
작곡가 엄대호는 영감주의를 창시하였고, 악곡 형식 판타가(Fantaga)를 창시하였다. 2022년 미국 웨스트민스터 음악원에서 한국의 클래식 음악 선구자로 김성태, 김순남, 윤이상과 함께 선정되었고, 엄대호재단(이사장:정순영), 한국음악평론가협회, 한국국민악회, NACUSA, 창악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 발레모음곡 <벤허>, 교향곡 <익투스 ΙΧΘΥΣ>, <12 바이올린 판타가>, 앨범 <피아노 성경 묵상> 시리즈, 철학과 작곡으로 구성된 독특한 논문 <영감주의: 피아노 협주곡 Royal Wedding Song에 구현된 철학>, 공저<한국음악 작곡가의 작곡기법>등 다양한 출판과 앨범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 민요 <자장가> 주제의 FANTAGA” f Sop. & Piano
평안남도의 순천 민요 <자장가> 소재를 사용하여, FANTAGA 형식으로 작곡하였다. 3성부 주제는 투박한 제시부를 거쳐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조물주가 피조물에 대한 한없는 사랑으로 비유되는 전개부를 통과한다. 현대적인 기법을 적절히 사용한 곡이다.
"판타가(Fantaga)는 악곡의 형식입니다. 푸가(이탈리아어:Fuga)와 판타지(영어:Fantasy)를 합한 말로 엄대호가 창시하였습니다.“-『한국음악 작곡가의 작곡 기법((아시아 문화)』중에서
- 평안남도 순천 민요 -
1. 자장 자장 워리 자장 우리 애기는 잘 두자는데
건넌집 애기 못 두잔다
우리 애기는 눈 꼭 감고 잘 두잔다 잘 두잔다
2. 자장 자장 워리 자장 우리 애기는 잘 두자는데
건넌집 애기 못 두잔다
꽃밭에는 나비 오구 자장 밭에 잠이 온다
3. 자장 자장 워리 자장 우리 애기는 잘 두자는데
건넌 집 애기 건넌 집 애기
4. 전욱용
작곡가 겸 지휘자 전욱용은 창원대(사사 박인호), 영남대 대학원(사사 진규영), 독일 Detmold 국립음대(사사 M. Chr. Redel)에서 작곡을, 동의대 대학원(사사 윤상운)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그의 작품은 Meetings of New Music(2000-루마니아)을 시작으로 Pan Music Festival 등 다수의 국내외 음악제 및 콩쿨에 입상하여 연주되었으며, 서울음악제, 대구국제현대음악제 등 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유럽 등 여러 나라의 음악제에 초청받아 연주되었다. 현재 창신대학교 음악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리톤과 피아노를 위한 “통증”
조두남의 대표적인 가곡 중의 하나인 “산촌”의 작시자 이광석은 1935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2024년 타계하기까지 창원(마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언론인이다. “통증” 이 시는 2020년 이광석 시인의 “바람의 기억”에 수록된 작품으로서 투병 중인 시인 자신의 처지와 병을 대하는 그의 모습이 솔직하게 드러나고 있다. “통증” 이 가곡의 선율과 반주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민속적 음악소재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부분적으로 통증이라는 시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피아노(반주부)에서는 연속적인 2도 음정과 반복적인 리듬에 의한 타악기적인 요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 - 이광석-
한밤중 고개 내밀던
통증, 간호사가 놓아준
주사 한 대 맞고 멎었습니다
시간의 모서리마다 각을 세우던
푸른 상처들 하나 둘
땀 젖은 침대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통증이 다시 일어선 새벽 병동
밤새 창문 틈에 매달린 어둠을 넘어
손을 흔들던 새벽 햇살 한 자락
무통주사처럼 내 시린 가슴에
시 한 줄 남깁니다
5. 홍승기
- 한양대학교 작곡과 졸업, 오스트리아 국립음악원 작곡과 (2.Diplom), 지휘과 (1.Diplom) 졸업
- 구스타프말러 국제작곡콩쿨 1위, 안젤리카 아카데미 국제작곡콩쿨 명예상, 에픽뮤직국제콩쿨 입선, 서울작곡국제콩쿨 2위
- 말러페스티발, 대구현대음악제, 그리움앙상블, 위로앙상블 등 다양한 연주단체와 페스티발에서 작품 위촉 및 발표
- 현 숙명여자대학교 작곡과 교수
“바다 II, III” f Baritone & Piano (정지용 시)
정지용 <바다 I~IX> 중 II, III – 연가곡 발췌
정지용의 연작시 바다는 감각적인 이미지와 청각적 언어, 풍부한 색채감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시 세계를 보여준다. 이 중 바다 II 의 “한백년 진흙 속에”와 “가이 없는 모래밭”에서는 갯벌의 질감과 공간적 깊이를, 바다 III 의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에서는 바닷가에 어둠이 내려앉는 순간의 정서를 감성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러한 시적 표현을 낭만적인 화성과 선율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바다 I~IX> 중 II, III – 정지용
바다 II
한백년 진흙 속에
숨었다 나온 듯이,
게처럼 옆으로
기어가 보노니,
머언 푸른 하늘 알로
가이없는 모래밭.
바다 III
외로운 마음이
한종일 두고
바다를 불러
바다 위로
밤이
걸어온다.
6. 오세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네스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The Kent Kennan Award를 수상하였고 LATEX Conference, ACL Festival 등에 입선하였다. 그의 음악은 한국을 비롯하여 독일, 미국,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중국, 홍콩, 체코, 태국 등지의 국내외 주요 음악제에서 연주되고 있다. 그는 영국 왕립 버밍엄 음대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사)한국 작곡가 협회 이사, 음악동인 鳴 회장, 부산 국제 현대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인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 여름, 삼랑진역” f Baritone & Piano
삼랑진역은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에 위치한 경부선과 경전선의 철도역으로 ‘삼랑진’이라는 역명은 세 개의 큰 강이 합쳐져 일렁이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이 작품은 이기영 시인의 ‘그 여름, 삼랑진역’에 곡을 붙인 가곡으로 어느 여름 삼랑진역을 지나치며 느꼈던 시인의 내면의 정서를 바리톤에 담아 노래한 곡이다.
그 여름, 삼랑진역 - 이기영 -
그 여름 강물은
숨이 턱까지 차 올라 지쳐가고
비밀의 봉쇄 사원처럼
나를 에워싸고 있었지
간이역에는 아무도 내리지 않았어
간이역에는 아무도 떠나지 않았어
나는 그 역으로 사라지고 싶었어
존재를 들키지 않고
낱낱이 의문으로 남고 싶었어
아, 그 여름 강물은
나를 집어삼키고 있었어
7. 김천욱
김천욱은 브람스 음악에 빠져 작곡가의 길에 들어섰다. 2010년 창작관현악축제 당선작 “이중성”(2009)을 기점으로 청중들의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해 왔다. 고민의 과정에서 첼로/피아노곡 “심연”(2009), 바이올린/피아노 이중협주곡 “산사의 소리”(2011), 피아노곡 “A Flying PuPa”(2018), 피아노 연탄곡 “존재, 소멸 그 이후”(2021), 피아노 트리오 “Con Spirito”(2021), 클라리넷 협주곡 “향하여”(2022) 등의 기악곡들과 가곡들이 연주되었다. 또한 오페라 장르로 확장하여, <인형의 신전>(2018 ARKO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오페라부분 선정), <허난설헌>(2022, 광주시오페라단 위촉)을 공연하였고, 2025년 ARKO 공연예술 창작산실에 선정된 <찬드라>가 2026년 1월 초연을 앞두고 있다.
“밤하늘” f Baritone & Piano
마기오 작가님께 자작시를 보내고 시를 청하니 시와 시상을 써 주셨다. “언어가 만든 가장 위대한 말은 ‘어머니’와 ‘별’이다. 밤하늘은 이 둘을 다 가지고 있다. 인간은 백 년 동안 고독하다. 그 항해에는 별은 등대처럼 반짝인다. 그 밤하늘에는 오직 너와 나만이 있는 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마기오)
<밤하늘> - 마기오 -
밤하늘엔
귀먹은 새가 있어
말없이 떠나간 그 사람과 닮았고
어두운 웅덩이는
그가 자고 간 많은 밤들과 닮았다
밤하늘은
별똥별이 마구 날아든
첫날밤, 재처럼 굽던 몸의
탄 맛은 기억해도
그 사람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밤하늘은
아무 날인 것처럼
아무 지나치는 사람처럼
아무 커피처럼 그저 까맣게 있을 뿐,
모기보다도 작은 별이 바늘 끝에서 반짝거려도
까만 욕조엔, 그 사람은 없다
살다가 한 번쯤은 실성하고
한 번쯤은 그리움에 목이 터져도
그저 까만 우물일 뿐,
빠져 죽은 나는 어떡하고
밤하늘은 울지 않는다
8. 육수근
작곡가 육수근은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융합한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동시대 작곡가이다. 영남대학교(임주섭 교수 사사)와 중부대학교에서 클래식 작곡과 실용음악을 전공하였으며, 2008년 영국 Malta International chestra Festival 작곡 콩쿠르 1위를 비롯해 제23회 영남작곡가협회 콩쿠르 대상, 제39회 서울음악제 입상 등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울산MBC, 극동방송 등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힘써왔다. 현재 영남대학교 객원교수와 대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창작과 교육, 방송을 아우르는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님” f Bass & Piano
《어머니》는 한맥문학에서 활동 중이신 시인 정성희 선생의 시에 곡을 붙인 작품으로, 어머님의 마지막 생신을 회상하며 생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시의 각 구절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아련한 감정이 진실하게 녹아 있으며, 작곡가는 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복합 2부 형식 안에 반음계적인 화성을 사용하여 섬세한 감정선을 구성하였다.
‘어머니’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를 진심으로 담기 위해 베이스의 가장 깊은 음역까지 사용하였으며, 전조를 통해 감정의 고조와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자 했다.
이 곡은 단지 한 개인의 회상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작은 헌정이기도 하다.
<어머님> - 정성희 -
엄마의 생신 미역국 대신 눈물의 죽을 끓인다
병석에 누워 맞는 아흔여덟 번째 생신
아득한 먼길 엄마의 빈자리 슬퍼하지 말라고
마지막 이별 준비인가 마지막 이별 준비인가
한평생 잃어버린 세상살이 땀방울에 젖어 힘들어도
온통 자식 위한 삶의 여정 관심조차 없는 그 잘난 자식들
엄마는 잊혀진 줄 알면서도 묵은 그리움으로 가슴만 적시네
그 옛날 분 향기 뿜어 주시던 고운 어머니
기저귀 갈아 드릴 때마다 민망해하며
제 한 몸 가눌 수 없는 슬픔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신다
두눈 꼭 감은 채 물 한 모금마저 힘들어하는
어머니 어머니 얘야 내 사진은 있니
삶을 내려놓는 가파른 숨소리 내 가슴을 후벼파네
온 거리가 꽃비가 내려 불어오는 꽃바람 꽃길 걸으시며
어머니의 흔적 고향으로 가셨습니다
다시금 꽃이 피고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어머니 어머니 가슴이 아리고 시리도록 그립습니다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어머니
연주단체 : MoltoNewVoice Ensemble